해외생활/영국생활

영국생활에서 느끼는 단점들 (feat.심신미약자는 주의)

Jaemy 2023. 11. 3. 08:02

영국에서 어학연수로 8개월간 생활하며 영국에 대한 로망이 와장창 깨졌습니다. 물론 장점도 있지만 이번엔 단점들과 그 이유에만 집중해서 한 번 적나라하게 적어봤는데요, 영국에서 체류를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 점들 참고하시고 마음 단단히 먹고 오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ENFP로 단순한 편인 데다, 세계여행도 다녀보고 독일에서도 1년 워킹홀리데이를 하며 체류도 해봤는데 이번엔 영국에서 체류하면서 이곳에서의 경험들을 통해 조금은 지친 것 같기도 합니다. 단점을 쭉 나열해 보니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크게 2 분류로 나눠서 정리를 해봤습니다. 영국에 여행으로 오셔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점들과 영국에 직접 체류하며 살면서 느껴지는 것들로 적어봤어요. 개인적인 의견이니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어느 나라든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점은 많이들 아실 거라 생각해 이번엔 단점만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으로 적는 것이며 이 또한 동의하지 못하실 점들도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여러 장소를 여행하며 비교해 봤을 때 영국이라 더 느껴지는 점들을 경험을 토대로 적어본 것이며, 단순히 영국이나 영국인들이 싫다라는 의도가 아님을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영국생활 단점 썸네일
영국생활 단점 썸네일

 

 

영국 여행 오면 바로 느낄 수 있는 단점 12가지

영국에서 여행만 해도 바로 느낄 수 있는 단점들을 주관적인 느낌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화장실 무료화

유럽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화장실이 무료인 영국이지만 그만큼 위생문제가 심각한 편입니다. 특히 공공장소 사람 많은 곳의 화장실은 기대 안 하고 가시는 게 좋아요. 휴지도 한 칸씩 뽑아지는 휴지를 많이 쓰는데 몇 장 뽑아서 깔끔하게 닦고 사용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흡연 문제

확실히 길에서 걸어가면서 담배 펴는 게 자유로운 것 같아요. 유모차 끌면서 담배 펴는 엄마 아빠들도 많이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하는 일인데 말이죠. 어린 친구들은 vape를 많이 펴더라고요. 영국이 점점 담배 구매 나이제한이 강화되면서 vape를 더 많이 보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개인적으로 그게 냄새는 덜나서 좋습니다. 영국은 담배문제로 인해 담배 구입이 가능한 연령을 앞으로 꾸준히 높일 것이라는 강력한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길거리 노숙자  

어제는 코피흘렸다면서 돈 좀 달라는 사람을 봤는데 현금 있었으면 줄 뻔했네요. 공공장소에 특히 많고 구구절절 뭔가 불쌍하게 이야기하면서  1파운드만 달라며 구걸하는데 좀 안쓰러워요. 근데 성실함은 인정합니다. 매일 그렇게 똑같은 멘트로 모든 사람을 붙잡고 구걸하더라고요. 그래도 sorry 하면 깔끔하게 가서 좋습니다. 기차역이나 슈퍼 근처, 공원에는 어디나 항상 많습니다. 주차장 같은 곳은 찌린내로 가득하니 웬만하면 어두운 골목길 등은 피해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요새 영국 경제가 안 좋아서 그런지 노숙자가 더 많아지는 게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소도시 폐업 문제

런던은 아마 제외겠지만 영국의 남부해안도시로 유명한 휴양지 '본머스'에는 문 닫은 가게가 정말 많습니다. 특히 1층에 좋은 위치인데도 점점 문을 닫고 있어요. 코로나로 사람이 많이 줄었다곤하지만 쉽게 다시 회복될 것 같아 보이진 않네요. 여름에 그나마 다시 좀 활발해지나 했지만 역시나 문을 더 닫고 있어요. 생각보다 삭막하게 느껴집니다. 

 

오래된 연식의 집

5성급 호텔도 노후되고 낙후된 곳이 많아요. 집들이 대부분 몇 년 된 거냐고 물으면 100년은 기본이더라고요. 그래서 방이 춥고 수압이 낮다거나 움직이는 소리가 다 들린다거나, 창문이 잘 안 닫힌다거나 등등의 시설문제들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주인이 리모델링을 잘하고 관리를 잘한다면 모를까 정말 기대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유럽 중에서도 가장 악명높은 날씨

유럽 중에 제일 안 좋은 것 같아요. 여름이 너무 짧은 데다 비가 오면 대부분 비바람이 치니 우산을 써도 자꾸 뒤집어져서 민망할 때가 많고 우산의 의미를 잃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냥 비니를 쓰고 비를 맞고 다니거나 우비나 바람막이를 입고 다닙니다. 사실 일기예보도 잘 안 봐요. 그냥 비올 수도 있다 싶어 휴대용 우산을 챙겨 다니거나 모자나 바람막이를 챙겨다닙니다. 보통 일주일에 5일은 비 오는 것 같아요. 여름에 잠깐 날씨 좋고요. 그리고 겨울은 정말 빨리 시작하고 엄청 춥습니다. 라디에이터가 작동해도 추운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겨울에는 꼭 한국에서 가져온 전기장판을 사용하는데요, 혹시 없으시다면 핫팩 물주머니를 침대 속에 넣어두고 주무세요.

 

팁은 없지만 서비스 차지 10% 

다행히 수돗물(tap-water)은 요청하면 공짜로 주게 되어있어서 그냥 받을 수 있고, 독일이나 미국처럼 계산할 때 팁을 내가 주고 싶은 만큼 주는 게 아닌 영수증을 보면 service charge라고 해서 가격이 추가된 금액으로 나와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비싼 곳은 10% 이상으로도 하는 것 같더라고요. 웬만해서는 그대로 계산을 하지만 정말 서비스가 맘에 안 들었다면 빼달라고 요청해서 안 낼 수도 있는 거라고 하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아요.

 

치안문제

우리나라처럼 cctv가 있는 게 아니고 집마다 본인들이 안전상 달고 있는 경우가 많고, 공공장소에는 정말 사람 많은 스퀘어나 길가에만 좀 있는 편이더라고요. 웬만하면 문제가 안 생기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증거수집을 하기가 쉽지 않을 테니 말이죠.

 

게다가 밤에는 돌아다니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마약을 하거나 술에 취해있거나 하는 사람이 있기에 위험한 경우가 많아 밤길에는 돌아다니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길도 가로등이 많이 있는 게 아니라서 어둡고 문 연 가게들도 많지 않아서 아무래도 밤길은 위험한 편입니다. 가방이 통째로 털리거나, 런던 골목길에서 폭행당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얼마 전 본머스에서는 20대 초반 친구들의 칼부림으로 살인사건이 나기도 했네요.

 

높은 물가

외식하는 값이 저렴한 마트에서 장 보면 2-3일 치를 구매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매일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 편이 예산을 아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외식한 번 하기 겁나더라고요. 펍에서 저렴한 맥주 1잔이 만원, 레스토랑에서 메뉴 1개 값이 2만 2천 원을 넘는다고 보시면 돼요. 

 

그리고 교통비가 비쌉니다. 우리나라처럼 환승할인이 없다 보니 1회용 티켓을 사신다면 갈아탈 때마다 사셔야 해요. 런던에만 1-2 존에 하루에 8.1파운드까지 상한제는 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근데 체류한다면 집을 1-2 존에 찾기란 정말 쉽지 않죠. 고시원 방만하면 모를까요. 기본 30-40분 거리 정도는 걸어 다니는 게 일상이 됐습니다. 교통비 아끼려면 중고로 자전거를 구매하셔서 다니시는 걸 추천드려요. 

 

오리지널 영국인 찾기

외국인이 정말 많고, 모두 이민자들이나 유학생들입니다. 특히 인도, 아랍인이 정말 많네요. 특히 런던에서는 영국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오히려 더 못 본 것 같아요. 본머스가 그나마 은퇴도시로 유명해서 영국인이 많은 편이라곤 하는데 점점 외국인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런던의 동쪽, 서쪽은 인도사람들이 가득해서 여기가 영국이 맞나 싶을 때도 있더라고요. 

 

해리포터의 고향

사실 런던아이, 타워브리지, 빅벤 등 하루이틀 보고 나면 다른 게 할 게 없어요. 온통 어딜 가나 해리포터 굿즈에 영국 왕실 굿즈 등등입니다. 해리포터 안 보신 분이라면 영국 오기 전엔 조금이라도 보고 오세요. 기념품도 해리포터 기념품이 정말 많습니다. 해리포터 덕후시라면 꼭 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기념품 고민

홍차가 그나마 유명한데 선물로 하기엔 아쉬운 감이 있는 것 같아요.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거든요. 옷도 다른 유럽에 비해서 이쁜 것도 없고, 괜찮다 싶으면 가격이 너무 높네요. 우리나라에서 한 때 인기였던 바버는.. 여기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만 입고 다니시더라고요. 런던 바버 갔더니 한국인만 찾는 듯했습니다. 바버의 한국 마케팅 전술이 참 궁금해지네요^^  다들 느끼는 게 생각보다 영국에서 사갈 게 없다고 느끼는 거였습니다. 

 

 

 

영국 체류를 하면 알게 되는 단점 18가지

실제로 영국에서 체류를 하면서 느낀 점들을 적어보았는데요, 체류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조금은 마음의 준비가 되시길 바라며 적어보았습니다.

 

치안의 양극화

치안의 양극화가 심합니다. 골목만 봐도 집들이 깔끔하고 골목이 깔끔하면 이곳은 안전한 곳, 잘 사는 사람들이 사는 곳인 것을 알 수 있고, 골목이 지저분하고 노숙자가 있고 외국인들이 많아 보이면 이곳은 위험한 곳, 시끄러운 곳인 걸 단번에 알 수 있어요. 골목골목이 이렇게 확연히 다른 걸 보고 참 신기했습니다. 집 구하실 때 발품 파시면서 골목분위기를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역시 영국도 발품이 최고!

 

게다가 경찰관들의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웬만해서 우리일 아니라며 선 긋고 출동조차 안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아는 사람 경험으로는 경찰에 신고할 일이 생겨서 전화했더니 본인들 일이 아닌 거 같다며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다른 곳에 전화하라면서 먼저 끊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죠. 

 

마약 문제

그중에 스코틀랜드는 마약 하는 사람이 제일 많기로 유명하다고 하네요. 제가 사는 본머스 지역에도 보스콤브라는 곳이 있는데 예전에 마약 한 사람들은 모아뒀던 곳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 경비원과 얘기하면서 들은 얘기로는 본인은 학교 바깥에 마약 하는 사람들이 학교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업무 중 하나라고 하네요. 마약하는 사람 보면 경찰에 신고하냐고 물어보니 그냥 가라고 하고 신고는 안 한다고 하네요. 경찰이 잘 오지도 않을뿐더러 해결되는 게 없다면서 말이죠. 남의 나라 치안이 걱정되긴 처음이었습니다.

 

노상 배설물

정말 거짓말 없이 1일 1 배설물을 보는 것 같아요. 게다가 사람의 것인지 동물의 것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매일 배설물 피하기 게임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특히 밤길에는 배설물 밟을 각오 하면서 이동하는 편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가 유난히 그런지 모르겠는데 영국인들이 거의 1 휴먼(human) 1 도그(dog)하는 정도니 런던도 상당하지 않을까 싶어요. 개는 좋아하면서 그 배설물은 치울 줄 모르나 봐요. 쉽지 않네요. 

 

영국 자국에 대한 높은 자부심

영어를 배우러 와서 그런지 몰라도 수업시간에 매번 영국시스템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엄청 자부심을 느끼면서 이것저것 알려주고 세뇌를 시키는데 듣다 보면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들이 참 많은 것 같더라고요. 예를 들어 난민에 대한 주제로 영국이 도와준 내용들이 담긴 영상으로 수업을 하는데 난민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슬퍼서 울고, 누군가는 "저거 다 뻥이야, 저렇게 도움 받기 하늘에 별따기야"라고 하더라고요. 선생님은 본인의 나라가 난민을 돕는다는 거를 알려주면서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물론 대단한 일이지만, 외국 어학생들이나 정작 영국에서 난민으로 와서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의 입장으로서는 좀 납득이 안되고 뭔가 허황된 걸 세뇌당하는 느낌이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들의 영국보다 발전된 것을 얘기 나누다 보면 그걸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 같지 않기도 하고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모두 발전하고 있는데 영국은 뭔가 과거에 멈춰있는 듯한 느낌입니다만 영국인들은 그런 걸 느끼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놀라기만 할 뿐이죠. 우와! 그런 게 있다고? 

 

분리수거 문제점

환경문제에 엄청 관심 많은 걸로 알았는데 실상을 보면 아닌 거 같기도 해요. 가정에서 보면 쓰레기통 하나에 음식물부터 플라스틱 종이 모든 걸 다 같이 버립니다. 검은색 봉지 하나로 묶어 집 앞의 큰 쓰레기통에 넣어두면 돼요... 어디는 우리나라 음식물 쓰레기통처럼 몇 개는 둬있긴 하던데 정말 제가 여러 집 살아보면서 분리수거하는 집을 보지 못했습니다. 매번 쓰레기 버리면서도 이래도 되나 싶은 느낌이 드네요. 분리수거가 너무 하고 싶다고 느낀 적은 처음이었어요. 학교나 공공장소 또는 기관 등은 그래도 분리수거하는 쓰레기통이 구별되어 있네요.

 

심각한 부동산 및 보증금 문제

유학생들을 상대로 보증금을 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도 당했고요. 보증금을 TDS라는 제3의 기관에 맡긴다는데 그 기관으로 돈은 가지만 돌아오지는 않네요. 제 돈이 그래요. 어느 곳에도 제 정보가 없다면서 돈이 어딘가에는 있지만 줄 수는 없다며.. 메일 줄테니 기다려봐라 하면서 벌써 3개월이 흐르고.. 포기하길 기다리는 듯합니다. 특히 홈스테이 등 집주인과 직접 거리 하는 경우에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가면서 거의 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참고하시길 바라요. 제3기관에 맡겨도 의미가 없다니 왜 만들어놨는지 의문입니다. 

 

게다가 집을 사고팔 때는 변호사를 끼고 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더 오래 걸립니다. 확실히 하는 것도 있겠지만 참 복잡하고 돈과 시간이 드는 절차예요. 게다가 은행문제까지 겹치게 되면 더 오래 걸릴 걸 생각하셔야 합니다. 뭐 하나 매끄럽고 자연스럽고 합리적으로 되는 게 없어요. 참 쉽지 않네요. 

 

답답한 일처리

실수가 잦고 늦습니다. 우리나라였으면 정말 상상도 못 할 느낌이랄까요. 대학 신청을 제때 했지만 답변이 늦게 와서 비자발급에 문제가 생겨 피해를 보는 학생들도 있는 건 허다하고, BRP 카드에 유효기간을 잘못 입력해서 기간이 비자기간과 달라지는 경우도 생기고, 학교에 문서 하나 요청해서 오타 나서 이거 수정해 달라 하면 그건 수정되지만 멀쩡하던 다른 게 또 틀리고.. 믿을 곳 하나 없다는 느낌이 들어요. 아무리 정부기관이고 학교더라도 항상 꼼꼼히 내가 확인해야 하고 수정요청을 바로바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메일로 해당 내용을 주고받으면서 기록도 남겨둬야하고요. 정부기관 실수여도 책임은 내 자신이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당자인 본인들이 틀렸는데 기간 내 바로 수정요청 안 했다고 추가수수료를 요구하니까요. 어이없죠. 참 답답한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공무원분들과 직장인 분들에게 감사함을 많이 느끼고 가요.

 

어학원 교육 수준

영어 회화 과정으로 영어를 배우고 있는데 강남 어학원에서 원어민 선생님 두고 하는 수업보다 난이도나 수업퀄리티가 확연히 비교됩니다. 가격은 강남 학원보다 훨씬 비싼데 진짜 초등학교 수업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에요. 선생님 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면서 가려운 곳을 배우면서 원어민 친구를 만들어서 실제 회화나 뉘앙스만 배우면 딱이겠다 싶네요. 다른 외국인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영국 와서 영어 배우는 게 너네 나라에서 배우는 거랑 비교했을 때 어떤 거 같아?'라고 물어봤을 때 저희랑 같은 생각이더라고요. '여기서 영어로만 생활해야 해서 좋긴 한데 우리나라에서 배웠던 게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아'라고 말이죠. 

 

문화생활의 부족함

겨우 이런 게 최고라고..?라는 느낌이 정말 많아요. 한국인이라서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모르겠지만 여기서는 정말 할게 더 이상 없어서 지루해집니다. 유럽이 보통 그렇긴 하지만, 본머스는 모래해변으로 유명한 곳이라서 여름에는 휴양지로 많이들 놀러 온다는데 사실 왜 여기까지 오는지 모르겠어요. 해변 말고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느낌입니다. 근데 그 해변조차도 우리나라에 비하면 그냥 평범한 바닷가 수준입니다. 처음에 엄청 기대하고 왔다가 많이 실망했더랬죠. 그나마 영화관 1개와 공연장 1개가 있는데 우리나라만큼 영화를 다양하게 하는 것도 아니어서 아쉬운 점이 많더라고요. 본인이 가진 것에 만족하며 즐기는 것도 참 좋지만 또 너무 그러다 보면 발전이 없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른 유학생들도 많이 실망하고 돌아가더라고요. 

 

보수적인 문화

꼰대들이 많습니다. 약간 유럽의 문제아 느낌도 있더라고요. 좋은 느낌으로 보수적인 게 아니라 뭔가 그들만의 보수랄까요. 프라하 놀러 갔다가 유명한 관광지 광장 한복판에서 영국 축구팀의 원정응원단들이 한바탕 더럽고 시끄럽게 술 마시고 놀고는 쓰레기를 온통 버리고 가서 난리난 걸 직접 봤는데 참 제가 영국인이었으면 창피했을 것 같았어요. 오죽하면 네덜란드에서는 영국에서 총각파티하러 오는 젊은 나이대 영국인들을 입국거부까지 했나 싶더라고요. 술 먹고 진상 부리고 폭행하고 더럽게 놀기로 유명한 영국이라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여긴 옛것을 너무 좋아해서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역사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 같습니다.

 

전기, 수도, 난방, 인터넷, TV 등 설치 문제

여기서 주의할 점은 TV가 있다면 BBC채널을 원하든 원치 않든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합니다. 충격이었어요. 거의 반강제적으로 BBC를 봐야 하다니. 어쩐지 채널들이 다 BBC고 엄청 오래된 채널들 같았는데.. 아직도 이런 걸 보나 싶었는데.. 왜 보는지 알겠더라고요. 그리고 집을 구하면 전기, 수도, 난방, 인터넷 등 여러 회사들 중에 내가 직접 골라서 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그것도 일인데 설치하는데도 몇 주를 기다려야 하고 일이 참 많고 복잡하더라고요. 인내심을 많이 길러주는 환경입니다.

 

셰어하우스 관리문제

집값이 비싸고 방은 남고 하니 셰어하우스를 많이 하는 것 같더라고요. 부엌공유는 기본이고 화장실까지 공유하는 집들도 많습니다. 소파가 있어도 더러울 거라고 각오하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기숙사에서 살 때 공동부엌에 소파가 하나있었는데 다른 애들이 엄청 잘 이용했거든요. 그래서 저도 이용해볼까해서 봤다가 까무러칠뻔했습니다. 저는 왠만하면 옷은 빨면된다는 주의라 아무데나 잘 앉는 편인데 와 정말, 쇼파가 너무 더러워서 여길 애들이 대체 어떻게 앉은 거지 싶더라고요. 이곳 친구들에게는 이 정도 위생은 일상인 것 같았습니다. 우리나라랑은 확실히 위생관념이 다르구나 싶었어요. 

 

병원 시스템

CT촬영 한 번 하기에도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다쳐서 응급실 가면 ID카드도 있어야 하고 서류도 작성해야 하더라고요. 아파 죽겠고 죽어가는데 어떻게 그걸 하라는 건지 참 의문이었어요. 거의 죽으라는 거나 다름없었죠. 만약 갑자기 아파서 응급실 왔는데 신분증도 없고 서류도 작성 못하면 그냥 죽으라는 거예요~ 웬만하면 자가치료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인 것 같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그래서 약국이 그렇게 인기가 많았구나 싶습니다. 응급실에서 조차 평균 대기시간이 3-4시간은 된다고 하는데 막상 제가 친구 때문에 경험했을 때 응급실이 그리 바빠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간호사들도 한 곳에 모여 웃고 떠들고 있었고, 의사들은 많이 보이지도 않더라고요. 인력난인 건지 파업인 건지 참 심각해 보였습니다. 여기서 지내면서 한 번도 아프지 않았던 게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의 의료시스템에 정말 감사를 보냅니다.

 

좁은 도로

버스가 뒤통수치고 갈 것 같은 경우가 많아요. 도보도 좁고 차도도 좁으니 큰 버스가 지나갈 때 사이드미러가 옆으로 훅 지나갈 때가 많아서 무섭더라고요. 게다가 코너길에서 차 뒷바퀴가 보도블록을 올라갔다 내려가는 일은 허다합니다. 버스탈 때마다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네요. 영국사람들이 아직 많이 살아있는 게 신기할 때가 있어요. 

 

유사한 소도시들

옆 동네 소도시들 구경 가면 건물도 다 똑같고 중세시대 느낌 비슷하고 그리 특별하게 다를 게 없다고 느껴져요. 게다가 음식도 특출 난 게 없어서 참 여기저기 여행하기가 흥미가 안 생깁니다. 이런 곳은 처음인 것 같아요. 그래도 스코틀랜드를 가서 대자연을 보는 건 좋았습니다. 나머지는 다 비슷해 보이고 우중충해서 이제 별 감흥이 없습니다. 

 

여름휴양지의 아쉬움

본머스가 영국에서 유명한 모래해변 비치인데 여기 물이 소금기가 정말 많아서 수영하기엔 별로고 정말 수영을 하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해안가 주변으로 레스토랑이 즐비하게 있는 것도 아니어서 좀 아쉬운 느낌이 커요. 여기가 제일 좋다고 하는데 다른 곳은 상상도 안됩니다. 대부분이 모래해변이 아니라 돌로 되어있거나 그렇다니 여기를 찾는 것 같네요.

 

언어 표현 방식

말을 엄청 돌려 말하기로 유명한 영국이라고 합니다. oh! that's interesting!이라고 반응하면 사실은 "난 네 말에 동의하진 않지만 난 나이스하니까 일단 반응해 줄게"같은 느낌이라고 해서 참 충격이었는데 제 영어선생님도 그런 반응을 할 때마다 그게 맞는구나 싶은 상황이 참 많아요. 뭐 하나 물어볼 때도 엄청 돌려서 말해서 한 번에 이해하기도 힘들고 내가 이해한 게 맞나 싶을 때가 많더라고요. 아메리칸 영어나 우리나라는 정확하게 물어보되 정중하게 하는 느낌인데 여기는 정중하게 하는 게 젤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실례지만, 여기 화장실이 어디예요? 좀 써도 될까요?"라는 식으로 물어보면 당돌하다고 느낄 수도 있나 봐요. "실례합니다, 선생님께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제가 화장실이 어딘지 여쭤봐도 될까요? 여러 곳을 찾아봤지만 화장실이 있는 곳이 없어서 여기까지 왔네요. 혹시 저를 도와주실 수 있으실까요?..."라고 해야 하는 건지.. 아무튼 예의를 엄청 차려서 물어봐야 하나 봐요. 그래서 뭐 하나 물어볼 때도 엄청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무례하거나 당돌하다고 느낄까 봐요.

 

영국 패션

다른 유럽은 여행하다 보면 이쁜 옷도 많고 쇼핑할 것도 많은데 영국은 참.. 여자들은 다들 검은 바지에 검은 옷, 검은 신발을 신고 있어서 유행인가 싶더라고요. 쇼핑하러 가도 옷도 다 애매하고 딱히 기념으로 사갈만한 물품도 없습니다. 많이 아쉽더라고요. 대신 저도 여기서는 옷 신경 안 쓰고 몸 가리는 용도로만 입을 수 있어서 그건 좋네요. 

 

 

이상으로 정말 주관적인 제 생각들을 적어봤는데요, 영국에 대한 환상으로만 오시는 분들이 계실까 봐 이런 경험도 있다 하는 정도로 참고해 주시기를 바라며 적어봤습니다. 물론 위의 단점들이 있더라도 개인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른 더 많은 장점도 있다는 점! 잊지 말아 주시고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